프로그래밍 공부를 시작하려는 사람부터 프로그래머로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까지 배울 것이 있을 것이다. 프로그래머로서의 생애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문제 상황들과, 그 상황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줄 해결방안을 제시한다. 실질적으로 실천해볼 수 있는 사항들을 제시해주기 때문에 프로그래머로서 살아가는 동안 종종 다시 펼쳐볼 책인 것 같다.
이 책의 원제는 [Apprenticeship Patterns]인데, 견습생(Apprentice)으로서 사용할 수 있는 패턴들이라는 의미이다. 아무래도 이 부분을 한국어로 깔끔하게 해석하기가 어려워 조금은 다르게 한국어 제목을 붙인 것 같다. 하지만 역시 원제가 책을 더 잘 설명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긴 여정'이라는 챕터가 참 인상깊었다. 나는 애초에 프로그래머가 되리라는 상상도 못 하고 살았다. 전공은 심리학이고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에 대해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었으므로. 그러다 우연한 기회로 코딩을 해볼 일이 생기고, 진로를 아예 바꾸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인생이 얼마나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지, 간혹 상상도 못한 일이 일어나기도 하는지, 때로는 나 자신도 바뀌는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의 길고 흥미진진한 인생이 어디로 흘러갈지 계획을 세우기가 힘들어졌다. 태생이 모든 일에 어느 정도 계획을 세워야 하는 사람으로서 이는 꽤나 골치아픈 일인데, '긴 여정'이라는 챕터에서 나의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해 주었다. 어떻게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중심을 잡으며 나의 먼 미래를 바라볼 수 있는지. 물론 실제로 해봐야 알겠지만. 뭐 계획이 틀어지면 바꾸면 되는거고.
현재 프로그래머로 성장하기 위해 공부를 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정말 희망적이고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중고등학교, 심지어는 초등학교 때 프로그래밍을 시작하는 사람이 수두룩한 개발판에 26살에 프로그래밍을 시작해 훌륭한 숙련공으로 성장해낸 저자를 만나게 되어 좋았다. 특히 나와 프로그래밍 시작 나이, 심지어 전공까지 유사한 부분이 많다. 내가 늦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간혹 하게 되는데 희망을 준다.